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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테니스 선수 July 16, 10

Posted by Hyeri in Ten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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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07년 6월, 테니스 기말 레포트로 제출한 글인데,

우연히 발견하고 이렇게 신나게 레포트 쓴 내가 신기하고 기특하여…! 아 풋풋해!

제목: 지극히 개인적인 테니스 관련 에세이

1. 나는 왜 이 선수를 좋아하는가?

No.1 Roger Federe

(솔직히 이번 프랑스 오픈 결승을 보며 싫어하는 선수로 넣을까 잠시 고민했을 정도로, 실망스러운 즉, 될대로 되라 식의 플레이를 보여준 로저이지만, 그 동안의 로저가 나에게 베푼 한없는 테니스 시청의 즐거움과 귀족적인 외모로 웃음 한번 날려주실때의 그 포스에 다시 감동하여 나의 favorite으로 포함시켰다.) 로저의 경기를 보고 있자면, 과연 이게 테니스 경기야? 그 치열한 경쟁의 세계가 맞냐고! 라며 자문할 정도로 경기라기 보다는 퍼포먼스, 즉 예술의 일부라는 느낌을 갖기에 충분했다. 마치 바이올린을 켜는 듯한 여유와 우아함이 그의 동작에는 베어있음을 나 같은 테니스 초보도 볼 수 있었다. 다른 선수들이 코트 양쪽, 앞뒤로 뛰어다니며 헥헥될 때, 반 박자 빠른 풋워크와 함께 우아한 백핸드 슬라이스 날려주시는 그 모습은 정말이지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테니스 경기 자체도 즐기지만 잿밥에도 꽤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그의 인간적인 면모도 무척 흥미롭고 좋아한다. 세계 최고, 게다가 역사상 최고의 플레이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러울법도 한데, 자신의 천재성을 감사히 잘 받아들이고 잘 소화해서 자신의 삶을 멋지게 꾸려나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그 많은 부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운동선수에 비해 검소하고 진실해 보인다고 할까? 제임스 블레이크가 잠시 마비가 와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로저는 투어중이었지만 그에게 빠른 회복을 바라는 메시지와 꽃을 보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투어 중인 선수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을텐데, 동료선수에 대한 배려와 삶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볼 수 있는 일이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로저가 테니스란 스포츠 자체를 즐기고 존경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점이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나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점, 이런 것들이 나의 삶을 자극하고 있다는(나도 열심히 내 일을 사랑하면서 살아야겠군, 열심히 하는 모습은 아름다워 등등) 점이 내가 로저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No.2 Mikhail Youzhny

내가 이 유즈니의 존재를 인식한 것은 작년 US OPEN 나달과의 경기에서이다. 무서운 기세로 나달을 꺽고 4강까지 와주셨지만, 아쉽게도 미국관중들의 열광적인 로딕 응원 – 안방에서 로딕 우승 만들기 – 과 복식까지 좋은 성적내면서 급격한 체력저하로 결승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준결승까지 올라오면서 보여줬던 부지런하고 성실한 플레이 스타일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혹은 솔직히) 저 순수한 외모 너무 좋고, 파이팅 좋으시고, 경기 끝나고 날려주는 저 ‘경례’도 너무 좋은 거다. 가끔 경기 안 풀릴 때 러시아어로 뭐라고 소리치는 그것도 좋다.

No.3 Marcos Baghdatis

2006년 호주 오픈을 제대로 보지 못해 바그다티스의 존재감이 나에게는 거의 없었는데.. 역시 작년 US OPEN에서 애거시와의 경기에서 엄청난 감동, 스릴까지 맛보게 해준 이후로 나의 스토커 대상이 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손에 땀을 쥐며 본 경기가 드물다. 애거시가 은퇴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서 치뤄진 경기여서 그랬는지 정말이지 이보다 더 긴장되고 재밌을 수는 없었다. 바그다티스의 경기는 끈질기고 집중력이 있다는 것이 당시의 나의 간단한 감상평 이었던 것 같다. 이후 이 경기는 나의 테니스 시청 역사 중에 가장 재밌는 경기로 기억되고 있다. 뭐 어쨌든 서론은 이렇다는 것이고, 내가 바그다티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역시 테니스 자체보다는 그의 인간적인 매력이 너무 크게 다가와서이다. 85년 생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저 아저씨 외모에, 근데 어디서 나온 능력인지 완전 미인인 여자친구의 존재에, 경기 중에 가끔씩 어이없이 웃는 그 둘리 같은 미소, 정말이지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작년 호주오픈 결승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내일 경기를 위해서 어떻게 준비할 예정인가? 라는 질문에, ‘뭐, 내 코치는 경기를 분석할 것이고, 난 그냥 내 여자친구랑 잘껀데요’ 라고 말해 정말 그 특유의 순수함을 보여줬던 나보다 2살이나 어린 이 녀석. 코치랑 여자친구랑 놀이공원 가는 것을 엄청 좋아하는, 이 바그다티스를 보고 있자면 내가 다 기분이 좋아지고, 웃음이 절로 나온다.

2. 나는 왜 이 선수를 싫어하는가?

특별히 싫어하는 선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들이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우리가 쉽게 TV에서 볼 수 있는 메이저 대회에 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희생이 필요했는지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러나 지극히 개인적으로 경기를 보면서 호감이 가지 않는 스타일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의 선수에게는 개인적인 감정은 없지만 ^^ 그냥 팬으로서의 단순한 코멘트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시길..

No.1 Andy Roddick

옷을 너무 자주 갈아입고 아무데서나 훌렁훌렁 벗어서 비호감이다. 몸이 보기 좋으면 다행이지만, 이상하게도 내 눈에는 로딕의 똥배만 자꾸 보인다. (다음의 코멘트 역시 미안하지만…) 너무 오리같이 생긴 외모도 귀엽긴 한데 가끔은 그 땡그란 눈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마지막 비호감 요소는 서브 넣을 때, 스프링처럼 무릎 구부렸다 피는 동작. 그냥 보기에 안 예쁘고 너무 격렬해 보여서 부담스럽다. 하지만 로딕의 노력하는 자세와 유머러스함은 좋아한다는 사실.

No.2 David Nalbandian

머리 기르고 너무 느끼해졌다. 내가 남미 선수들에게 전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불만인데, 머리만 안 길어도 정말 인물이 훤칠하고만 왜 자꾸 머리를 기르는 지 모르겠다. (나달이나 모야도 좀 관리 해주시길) 무엇보다 날바디안 아저씨의 비호감 요소는 운동선수답지 않게 보이는 똥배이다. 뭐 체력이 뒷받침되고 꾸준히 성적도 내고 있으니 할말은 없지만 그래도 테니스 경기를 보는 이유 중 비주얼이 50%인 나에겐 계속 비호감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3. 수업 소감문

무엇보다 즐거웠다. 테니스 보는 것만 즐겨왔던 나에게 직접 테니스 라켓을 쥐고 코트로 나간다는 사실 자체가 무척이나 설레이는 도전이었다. 물론 학기가 끝났을 때 마음껏 코트를 뛰어다닐 수는 없었지만 ^^ 시작이 반이라고 다들 그러지 않던가. 또한 교양이라는 특성답게 선생님께서도 꽤나 넉넉하게 대해주신 것 같아서 즐거웠다. 난 스포츠가 경쟁을 넘어서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는 것을 굳게 믿고 있는 사람 중에 하나이고, 프로선수가 아닌 이상에야, ‘쪼는 운동, 쪼여서 하는 운동’은 한들 뭣하리오. 이런 면에서 적절한 휴강과 함께 치킨과 콜라로 우리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신 선생님께 소소한 감사를 드린다. 물론 이거 뭐 예상과는 달리 너무 비가 자주 온 관계로 포핸드 밖에 배우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금 상태로 동호회에 나간들 누가 반겨주랴. 이 점이 조금 걱정되고, 다른 부분은 즐겁고 유쾌한 수업으로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더 즐거웠다. 이런 스포츠 수업에 만난 친구는 확실히 보통 수업에서 만난 친구들보다 더 가까워지는 것 같다. (그래도 몸을 몇 번 부대끼다 보니..^^) 결론은, 선생님 쌩유 친구들도 쌩유. 해피 썸머 버케이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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